Stationary

 



 

문방사우
붓을 쓰던 옛 사람들은 붓, 먹, 벼루, 종이를 문방4우라고 했다고 하죠. 요즘엔 컴퓨터로 글을 쓰는 일이 많아서 점점 종이와 펜은 멀어져 가고 있다는 느낌도 들지만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요 몇년간 종이와 펜이 더 각별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연구소 생활을 시작하면서 만년필을 쓰는 선배 들을 보고 만년필을 쓰게 되었고 먹을 벼루에서 갈아 먹물을 만들던 옛날과 달리 병에 담긴 잉크를 쓰니 요즘엔 문방4우가 펜, 종이, 잉크의 문방 3우가 되어 버린 듯 합니다.
 

만년필
대학에 입학할 때 미국에 계신 큰아버지로부터 몽블랑 펜을 하나 선물 받았는데 글을 쓰면 선의 굵기가 변하는 게 신경이 쓰여 결국 책상 서랍 속에서 10여년간 잠자고 있었죠. 그러다 연구소 생활을 시작하면서 수첩에 그 펜을 끼워서 오는 선배들을 보고 저도 쓰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연구소에서 기념품으로 주던 만년필을 하나 입수해서 쓰게 되고 한번 그 필기감에 익숙해 지니까 만년필을 주로 쓰게 되더군요. 만년필 촉에는 이리듐이 들어 있어 쓰는 사람의 필기습관과 필압에 따라 튜닝이 된다고 하는데 처음 쓸 때부터 길이 들어가면서 변하는 느낌도 만년필을 계속 쓰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잉크, 종이
만년필을 쓸 때 처음에는 카트리지를 썼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아 결국 병잉크로 가게 됩니다. 일부 잉크에는 세척 성분이 들어 있어 펜이 막히지 않게 해 주고 그래서 몇몇 펜 메이커는 자사의 잉크를 쓰지 않으면 a/s도 안 해 준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저는 일단 펜은 각 브랜드에서 가장 싼 걸로 사고 잉크도 저렴하고 양 많은 것들로 쓰고 있습니다. 종이도 번지고 뒷면에 비치는 문제도 있고 만년필을 쓰면 종이마다 쓰는 느낌이 달라져서 이것 저것 써 보게 되는데 만년필을 쓸 때는 약간 두껍고 살짝 기름기가 있는 종이가 좋은 것 같더군요.  
뭐, 이런 것들을 떠나 이곳 국민대학교에 와서는 예전 지도 교수님들이 제 논문을 교정해 주시면서 만년필로 써 주신 것들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저도 여러분 논문을 교정할 때 그렇게 해 드리고 싶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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