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유체역학자 시리즈를 facebook에 올린 선배의 글입니다. Poiseulle 하니까 생각이 나는데 개인적으로는 우리 학교에서 internal flow를 유체역학이 아닌 응용 유체역학으로 편성하고 응용 유체역학이 선택과목이라는 점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유체역학 하면 internal flow와 external flow인데 그것들을 배우지 못하고 졸업하시다니요! 제 홈페이지를 찾아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응용 유체역학을 가급적 수강하시고 혹시 기회를 잡지 못하시면 열전달을 꼭 수강하셔서 열전달에서 대류 부분을 주의깊게 공부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글을 쓰면서 보니 너무 공부 가르치는 선생 같은 말만 하는군요.

1822년 Navier에 의해 도입된 유동에서 점성의 영향은 전혀 의외의 분야인 '의학'에서 빛을 발하게 된다. 1797년생인 Poiseuille(쁘와제이유)는 당대 최고의 수학 물리학 교육기관인 에콜폴리테크닉에 1815년 입학하지만, 이어 나폴레옹이 몰락하고 부르봉왕조가 다시 등장하여 1816년 루이18세는 혁명정부의 사관학교인 에콜폴리테크닉을 폐쇄한다. 이때 Poiseuille는 급히 진로를 바구어 의과대학에 진학하여 의사의 길을 걷게 되지만, 여전히 그는 수학과 물리학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고, '심장 대동맥의 힘에 대한 연구'로 1828년 의학박사학위를 받는다. 그는 이 논문에서 혈압과 혈액 유동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데, 이로써 '혈류유체역학(hemodynamics)'라는 학문이 탄생하게 된다.

1838년 Poiseuille는 일정한 압력차가 주어질 때 다양한 원관 내에서 유량이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대한 실험을 수행하여 그림과 같은 'Poiseuille의 법칙'을 발표한다. 그의 관심은 혈압의 변화가 혈관 직경의 변화에 따른 혈액 유동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를 위해 미세한 혈관들을 모사하기 위해 작은 유리관들을 만들어 실험했고, 가장 작은 유리관의 직경은 불과 15um(머리카락 굵기의 1/5)였다. 사실 Poiseuille가 처음 이 결과를 발표했을때 그는 점도를 몰랐고, 점도 μ는 그냥 상수 K로만 표기했는데, 이후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에서 이것이 Navier 방정식의 μ와 연관이 됨이 밝혀지고, 곧 이어 Stokes는 이 법칙이 Navier-Stokes 방정식에서 수학적으로 유도됨을 보였다.

어떻게 보면 아주 단순해 보이는 이 'Poiseuille의 법칙'이 의미하는 바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동일한 압력에서 혈액의 유량은 혈관 직경의 무려 4제곱에 반비례한다. 어떤 경우 5mm 직경의 혈관을 막고 0.8mm 직경의 우회로를 사용하는 경우 유량은 (0.8/5)^4 = 0.00066 이므로 유량이 1/1000 이상 줄게되어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또한 심장 대동맥에서 인공판막이나 스텐트를 삽입하면 혈관 조직이 이런 인공물 안쪽으로 자라게 되는데, 혈관 직경이 3cm이고 이 조직이 불과 2mm 정도이므로 별것 아닌것 같지만 (2.6/3)^4=0.56이므로 혈액 공급이 거의 절반으로 줄게 되고, 다른 말로 하면 혈압이 두배로 증가할 수 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