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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위에 사진은 대학원에 들어와서 제주도에서 열린 기계학회에 가서 찍은 협재 해수욕장의 모습입니다. 수학여행 일정이 꼬이면서 제주도에 한 번도 못 가고 학부를 졸업했는 데 대학원에 진학해서 갈 기회를 잡은 거죠. 요즈즘은 학회 에서 '제주 불패'라는 말이 있어 제주도에서 학회를 자주 합니다. 그렇게 귀하던 제주도를 최근 3년간 10번 이상은 간 것 같으네요. 대학원 진학 이후에 학회로 전국 여기 저기를 다니게 되었고 (광주, 전주, 진주, 울산, 포항 등은 아마 제가 대학원에 진학 해서 처음 가 본 것 같습니다.)  학술적 교류도 중요하지만 낯선 곳과의 만남도 즐거운 일이라서 학회나 출장을 갈 때마다 학회장 근처에는 뭐가 있을까를 살피게 됩니다.  
 

아는만큼?
보통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합니다.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 방에는 교과서, 참고서, 논문 말고도 여행 관련 책들과 어학 관련된 책이 제법 있습니다. 게다가 여행은 준비할 때의 설레는 마음이 실제 여행을 할 때 느끼는 감동 못지 않게 즐거울 때가 많으니까요. 
 

BeSeTo Exp.
요즈음엔 '베세토 (베이징, 서울, 도쿄)'라는 이야기가 잘 안나오네요. 위의 제목은 베세토 특급, 내지는 베세토 탐험이라는 의미로 붙여 봤습니다. 얼마전 부산에서 열린 국제학회에서 일본 규슈 대학의 한 교수님을 만났는데 저보다 훨씬 부산을 자주 오고 부산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신 걸 보고 놀랐습니다. 2년에 한번씩 실험실에서 부산으로 엠티를 온다고 하시더군요. 저도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그렇게 해 보려고 합니다. 해마다 중국에서 열리는 제냉전에 실험실 신입생들과 함께 가고 2년에 한번은 실험실 학생들과 일본으로 엠티를 가볼까 합니다. 세상을 넓게 보는 시각을 가져주기를 기대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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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ffee Karlsruhe (I)

seit 2010


 


Karlsruhe
독일에 칼스루에라는 도시를 아시나요? 독일 남서부에 있고 인구는 30만 정도되는 중도시입니다. 독일 사람들은 이 도시를 독일 대법원이 있는 곳으로 알고 있고 열전달을 전공한 저에게는 열전달 계수를 담은 무차원수에 이름을 남긴 Nusselt (사진 왼쪽), 자연대류에 이름을 남긴 Grashof (사진 오른쪽)가 교수로 재직했던 곳으로 다가옵니다. 제가 2000년도에 방문연구원으로 몇 달을 보낸 곳이기도 하구요. 대학에는 이 두분의 이름을 딴 길도 있습니다.
 

Kaffee Pause
위의 독어 단어는 '커피 휴식'이라는 뜻입니다. 칼스루에 대학에 있을 때 오전 9시쯤과 오후 3시쯤에 제가 있던 사무실(보통 2명이 사무실을 공유하는 데 제가 받은 자리가 공석이어서 계속 다방으로 활용되고 있었다고 하더군요)에 열유체기계를 연구하는 박사과정 대학원생들이 모여 커피를 마시며 전공에 관한 이야기나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더군요. 인접한 분야의 연구를 하는 학생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너무 부러웠습니다. 참고로 독일 커피는 너무 진했는데 독일은 흐린 날씨가 많아 대체로 저혈압이 많고 그래서 진한 커피를 마셔 혈압을 높여준다고 하네요.
 

Kaffee KARLsRuhe
국민대학교에서도 Kaffe Pause를 재현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저혈압 환자가 아니니까 그렇게 진하게 커피를 만들지는 않겠지만 자기 연구에만 갖혀 있는 것 보다 넓은 시각을 갖고 무엇보다 연구실 동료들과 깊은 인맥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서요. 연구실과 실험실 카페 이름을 Kaffee Karlsruhe로 붙여 보았습니다. Kookmin Advanced Research Learders' Ruhe: 국민대학교의 앞서가는 연구자들의 휴식공간이라는 뜻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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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ffe Karlsruhe (II)

seit 2010


 

espresso
에스프레소는 이태리어고 영어의 express처럼 빠르다는 뜻인듯 합니다. 이태리 사람이 터키 사람이 먹는 진하고 맛있는 커피를 보고 따라해 보고 싶었는데 커피를 내리는 과정이 무지 복잡해서 질렸다고 하네요. 그러던 중에 illy라는 회사에서 그 과정을 고압의 증기를 이용해 빠르게 흉내낼 수 있는 기계를 만들었는데 그 놈이 espresso라고 합니다. 처음 이 놈을 먹으면 한약을 졸여 놓은 것 같은 맛에 경악을 금치 못하지만 진입 장벽을 넘어서면 맛있다고 느끼게 되죠. 게다가 이 방식으로 추출하면 커피 안에 있는 이산화탄소 덕분에 커피 위어 먹음직스러운 거품까지 만들어지니까요.
 

demitasse
어느 나라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demi는 라틴어로 절반이라는 뜻이고  tasse는 독어로도 커피잔을 의미해서요...) 에스프레소를 담는 조그만 잔을 이렇게 부르는 것 같습니다. illy에서 에스프레소 기계를 만들고 마테오 툰이라고 하는 유명한 디자이너에게 사진 왼쪽 아래에 있는 컵을 디자인하게 했다고 하더군요. 오른쪽 아래에 있는 에스프레소 2잔이 들어가는 dopio 잔인데 주로 거기에다 에스프레소를 가득 담아 먹는 저를 보고 '커피에 중독되었구나'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Einladung
왼쪽 사진은 제가 에스프레소 기계사고 처음으로 제작을 시도해본 카푸치노 입니다. 요즘엔 시크릿 가든 때문에 입술에 거품 묻히는 게 유행을 하는 것 같더군요. 예전에 제가 학부생일 때 어떤 여학우가 카푸치노가 신사의 커피라고 주장하며 미팅가서 커피숍가면 카푸치노를 주문하라고 코치했던 생각도 납니다. 혹시 지금도 여자 분들은 커피숍에서 남자가 카푸치노를 주문하면 다른 걸 주문할 때 보다 더 호감이 가시나요? 어쨌든 제 방에 찾아 오시고 제가 너무 바쁘거나 커피를 먹은 직후가 아니라면 -쓰고 보니 너무 제약 조건이 많네요- 언제든 커피를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단, 카푸치노를 드시고 싶을 때는 우유 한팩 준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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