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ffe Karlsruhe (II)

seit 2010


 

espresso
에스프레소는 이태리어고 영어의 express처럼 빠르다는 뜻인듯 합니다. 이태리 사람이 터키 사람이 먹는 진하고 맛있는 커피를 보고 따라해 보고 싶었는데 커피를 내리는 과정이 무지 복잡해서 질렸다고 하네요. 그러던 중에 illy라는 회사에서 그 과정을 고압의 증기를 이용해 빠르게 흉내낼 수 있는 기계를 만들었는데 그 놈이 espresso라고 합니다. 처음 이 놈을 먹으면 한약을 졸여 놓은 것 같은 맛에 경악을 금치 못하지만 진입 장벽을 넘어서면 맛있다고 느끼게 되죠. 게다가 이 방식으로 추출하면 커피 안에 있는 이산화탄소 덕분에 커피 위어 먹음직스러운 거품까지 만들어지니까요.
 

demitasse
어느 나라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demi는 라틴어로 절반이라는 뜻이고  tasse는 독어로도 커피잔을 의미해서요...) 에스프레소를 담는 조그만 잔을 이렇게 부르는 것 같습니다. illy에서 에스프레소 기계를 만들고 마테오 툰이라고 하는 유명한 디자이너에게 사진 왼쪽 아래에 있는 컵을 디자인하게 했다고 하더군요. 오른쪽 아래에 있는 에스프레소 2잔이 들어가는 dopio 잔인데 주로 거기에다 에스프레소를 가득 담아 먹는 저를 보고 '커피에 중독되었구나'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Einladung
왼쪽 사진은 제가 에스프레소 기계사고 처음으로 제작을 시도해본 카푸치노 입니다. 요즘엔 시크릿 가든 때문에 입술에 거품 묻히는 게 유행을 하는 것 같더군요. 예전에 제가 학부생일 때 어떤 여학우가 카푸치노가 신사의 커피라고 주장하며 미팅가서 커피숍가면 카푸치노를 주문하라고 코치했던 생각도 납니다. 혹시 지금도 여자 분들은 커피숍에서 남자가 카푸치노를 주문하면 다른 걸 주문할 때 보다 더 호감이 가시나요? 어쨌든 제 방에 찾아 오시고 제가 너무 바쁘거나 커피를 먹은 직후가 아니라면 -쓰고 보니 너무 제약 조건이 많네요- 언제든 커피를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단, 카푸치노를 드시고 싶을 때는 우유 한팩 준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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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noon Tea

since 2011


 

 



자연을 닮은?
천재 유교수의 생활이라는 일본 만화가 있는 데 거기에 홍차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영국의 어떤 교수의 이야기인데 잘만 끓이면 홍차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료이며 바람, 흙, 나무와 물이 담긴 음료라고 하는데요. 평소에 홍차를 딱히 좋아하지 않더라도 그런 장면을 보면 홍차를 먹고 싶어 집니다. 알고 보면 홍차도 와인만큼이나 맛이 다양하고 이전 직장에서 커피 못마시던 룸메이트가 매일 만들어 먹어 옆에 앉아 있던 저의 호기심을 자극했죠. 
 

홍차이야기
홍차는 와인처럼 색과 향이 중요해서 희고 넓게 퍼진 잔에 따라 마신다고 합니다. 팔팔 끓는 물에 정확한 시간을 우려내야 하구요. 아무것도 안 섞은 straight tea와 뭔가 섞은 flavored  tea가 있고 자주 보이는 Earl grey라는 놈은 베르가못이라는 오렌지 비슷한 식물의 향이 들어간 일종의 flavored tea라고 하네요. 세계 3대 홍차는 인도의 다즐링, 스리랑카의 우바, 중국의 기문이라고 하는데 저는 이 중에 다즐링하고 기문을 마셔봤습니다. 다즐링은 살짝 청포도 향이 나는 것 같고 기문은 우롱차나 보이차처럼 살짝 스모키한 맛이 느껴졌던 걸로 기억합니다. 
 

 

오후의 홍차
만화 속 유교수님 처럼 천재는 아니지만 스콘과 홍차를 먹는 건 따라할 수 있겠죠. 일주일에 한 번은 실험실 학생들과 국민대학교의 명물 Place N의 스콘과 Afternoon tea를 함께 합니다. 딱딱하고 부담스러울 수 있는 연구 중간 점검을 즐겁게 해 줄거라 믿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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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s Turbine | Film Cooling 

Energy Efficiency


 

가스터빈
위에 날아가는 비행기 날개 밑에 달려 있는 놈이 엔진이고 그걸 썰어 보면 왼쪽 그림 같이 생겼습니다. 비행기의 엔진은 가스터빈이고, 왼쪽부터 압축기, 버너, 터빈입니다. 원리는 간단해서 공기를 압축해서 연료를 연소시키고 그렇게 얻은 고온, 고압의 기체로 터빈을 돌리는 것이죠. 응용 열역학에서 배우신 것 처럼 Brayton 사이클이고 터빈 입구온도를 높일수록 열역학적 효율은 좋아집니다. 비행기는 날아야 하니 효율이 조금만 좋아져도 연료를 조금 실어도 되고 승객을 많이 태울 수 있고 그 Merit은 여러분이 상상하는 이상이지만 재료의 녹는점 때문에 온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 터빈 블레이드를 냉각하게 됩니다.
 

Film Cooling
가스 터빈 블레이드는 속이 비어 있습니다. 압축기 공기의 일부를 빼와서 블레이드 내부를 1차적으로 식혀주고 구멍을 통해 배출해서 블레이드 표면에 단열막을 형성하여 터빈 블레이드를 고온의 기체로부터 보호해 줍니다. 이를  Film Cooling이라고 하는데 최소의 유량으로 최대한 표면을 잘 덮고 지나가면서도 열전달을 키우지 않아 단열 효과를 유지시켜 주는 게 관건이겠죠. 그러한 목적에 부합하는 분사 각도와 분사하는 구멍의 배치를 찾아보는 것이 제가 석사 과정동안 그리고 박사 과정에 진행해서 후배들의 연구를 도와주며 진행한 일이었습니다.

 

감온성 액정
지금은 아주 널리 활용되는 방법이지만 제가 석사 과정을 밟던 1990년대에는 아주 최신의 열전달 측정 기법이 바로 감온성 액정(Thermochromic liquid crystal)을 이용한 측정법입니다. 온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물질을 표면에 바르고 카메라로 이미지를 찍어 온도를 얻어내는 방법이죠. 물론 장점은 복잡한 표면 열전달 현상을 구석구석 잘 파악할 수 있다는 겁니다.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는 많은 선배님들이 반신반의해서 저도 좀 우울했는데 결과적으로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결과들을 얻어냈고 박사 과정에 진학해서 정리한 것이기는 하지만 한편의 석사논문으로 학진 등재지에 2편, SCI급 국제 학술지에 2편의 논문을 게재했으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거죠.
가스터빈은 이제 복합 화력발전 및 열병합 발전의 원동기로 많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구 온난화 문제와 더불어 석탄을 가스화하여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연료로 복합화력발전을 구성하는 IGCC플랜트나 바이오 가스나 매립지 가스와 같은 신재생 연료를 사용하는 가스터빈에 대한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항공시장의 포화로 주춤했던 가스터빈이 최근에 르네상스를 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에너지 플랜트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이 쪽 분야에 도전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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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 de Table

depuis 2011


 

소믈리에
일본에 있을 때 소믈리에라는 드라마를 봤는데 몇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소믈리에는 손님에게 와인 지식을 자랑하는 사람이나 비싼 와인의 역사적 배경을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파는 사람이 아닌 지금 손님이 가장 잘 맞는 와인을 찾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것인데 가끔 제가 하는 수업, 연구 논문도 비슷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뭔가 있어 보이려고 어려운 이야기를 난해하게 늘어 놓는 것이 아닌 수업을 듣는 학생 논문을 읽는 독자에게 꼭 필요하고 잘 맞는 정보를 그들이 잘 받아 들일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거죠.
 

와인의 세계
국적을 막론하고 발효식품은 어느 정도의 진입 장벽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와인도 예외는 아니라서 처음엔 이 시고 떫은 액체를 무슨 맛으로 먹을까 싶지만 그 진입 장벽을 넘어 서면 좋아하게 되죠. 와인은 포도로 만든 레드와인하고 청포도로 만든 화이트와인이 있고 레드와인은 살이 붉은 육류와 화이트와인은 살이 흰 생선과 잘 어울린다고 합니다. 음식하고 먹을 때는 당분이 작은 놈을 고르는게 좋을 거고. 레드 와인이라면 좀 떫은 맛이 느껴지지만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다면 까베르네 소비뇽을 떫은 맛이 싫고 가볍고 부드러운 쪽을 선호한다면  멜럿이나 피노누아를 고르면 될 듯합니다. 화이트 와인은 개인적으로 리슬링이 샤도르네보다 나은 것 같고 실패 확률도 적다고 하더군요. 
 

세계의 와인
와인하면 프랑스 와인을 생각하지만 라벨 해독도 난해하고 수확 년도에 따라 품질도 불균일한 것 같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가까이 하기엔 좀 어려운 듯하고 미국, 칠레, 호주, 남아공 쪽에서 고르는 게 안전한 듯 합니다. 미국에 계시다 온 분은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캘리포니아 와인은 너무 악성 재고가 많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하시고 칠레 와인에 대해서는 FTA 안한 나라보다 우리나라가 비싸다고 불평하시는 분도 계시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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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ionary

 



 

문방사우
붓을 쓰던 옛 사람들은 붓, 먹, 벼루, 종이를 문방4우라고 했다고 하죠. 요즘엔 컴퓨터로 글을 쓰는 일이 많아서 점점 종이와 펜은 멀어져 가고 있다는 느낌도 들지만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요 몇년간 종이와 펜이 더 각별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연구소 생활을 시작하면서 만년필을 쓰는 선배 들을 보고 만년필을 쓰게 되었고 먹을 벼루에서 갈아 먹물을 만들던 옛날과 달리 병에 담긴 잉크를 쓰니 요즘엔 문방4우가 펜, 종이, 잉크의 문방 3우가 되어 버린 듯 합니다.
 

만년필
대학에 입학할 때 미국에 계신 큰아버지로부터 몽블랑 펜을 하나 선물 받았는데 글을 쓰면 선의 굵기가 변하는 게 신경이 쓰여 결국 책상 서랍 속에서 10여년간 잠자고 있었죠. 그러다 연구소 생활을 시작하면서 수첩에 그 펜을 끼워서 오는 선배들을 보고 저도 쓰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연구소에서 기념품으로 주던 만년필을 하나 입수해서 쓰게 되고 한번 그 필기감에 익숙해 지니까 만년필을 주로 쓰게 되더군요. 만년필 촉에는 이리듐이 들어 있어 쓰는 사람의 필기습관과 필압에 따라 튜닝이 된다고 하는데 처음 쓸 때부터 길이 들어가면서 변하는 느낌도 만년필을 계속 쓰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잉크, 종이
만년필을 쓸 때 처음에는 카트리지를 썼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아 결국 병잉크로 가게 됩니다. 일부 잉크에는 세척 성분이 들어 있어 펜이 막히지 않게 해 주고 그래서 몇몇 펜 메이커는 자사의 잉크를 쓰지 않으면 a/s도 안 해 준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저는 일단 펜은 각 브랜드에서 가장 싼 걸로 사고 잉크도 저렴하고 양 많은 것들로 쓰고 있습니다. 종이도 번지고 뒷면에 비치는 문제도 있고 만년필을 쓰면 종이마다 쓰는 느낌이 달라져서 이것 저것 써 보게 되는데 만년필을 쓸 때는 약간 두껍고 살짝 기름기가 있는 종이가 좋은 것 같더군요.  
뭐, 이런 것들을 떠나 이곳 국민대학교에 와서는 예전 지도 교수님들이 제 논문을 교정해 주시면서 만년필로 써 주신 것들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저도 여러분 논문을 교정할 때 그렇게 해 드리고 싶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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